GTX C 사업자 확정에 울고 웃는 동네
GTX (수도권광역급행철도) C노선 사업자가 확정되면서 수도권 지역 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역 신설이 확정된 왕십리, 인덕원역 인근 집값은 한창 더 오를 기세지만, 후보지로 거론되다 신설역에 포함되지 못한 의왕, 상록수역 주변 주민 반발은 갈수록 거세지는 모습이다.
GTX C 사업자 현대건설 선정
왕십리, 인덕원역 주변 매매가 급등
국토교통부는 최근 GTX C노선 민간 투자 사업 평가 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컨소시엄 출자자는 현대건설, 한화건설, 태영건설, 동부건설, 쌍용건설 등이다.
1단계 사전적격성심사를 함께 통과했던 GS건설,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2단계 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GTX C는 당초 양주 덕정역에서 수원역까지 74.8㎞ 구간에 창동, 광운대, 청량리, 삼성, 양재, 정부과천청사 등 10개 역을 설치하기로 한 노선이다.
사업비는 4조3857억원으로 2026년 말 개통이 목표다. 민간 사업자가 민간 자금으로 건설한 후 40년간 운영 수입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수익형 민간 투자 사업’ 방식으로 진행된다.
민자 사업인 만큼 GTX C노선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제안한 왕십리역, 인덕원역 신설이 유력해졌다. 안양시는 그동안 인덕원역 추가 정차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과천역과 금정역 사이에 위치한 인덕원역은 수도권 지하철 4호선 외에 월곶~판교선, 인덕원~동탄선 등 다양한 철도 노선 환승이 이뤄지는 교통 요충지라 GTX 신설역이 필요하다는 것이 안양시 주장이다.
서울 성동구 역시 GTX C노선 왕십리역 추가 정차를 요구해왔고 결국 신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왕십리역 인근 주민들은 “지하철 2, 5호선, 수인분당수인 분당, 경의중앙선 등 4개 노선에 GTX까지 지나면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덩달아 이들 지역 집값도 들썩이는 중이다. 왕십리역 인근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삼부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4월13억 9000만 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올 초 대비2억 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최근에는 호가가16억 원을 넘어설 정도로 뛰었다.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84㎡ 호가는20억 원을 넘어섰다.
인덕원역 인근 부동산도 ‘불장’이다. 인덕원역 인근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전용 84㎡는 지난 6월 초16억 3000만 원에 실거래됐다. 해당 평형 분양가가5억 원대 중반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려 세 배가량 오른 셈이다.
포일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GTX 개통 얘기가 나올 때부터 매매가가 급등했는데 최근 사업자가 확정되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그나마 나온 매물 호가는20억 원 수준으로 치솟았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덕원역에서 멀지 않은 안양 동안구 평촌동 평촌 e 편한 세상 전용 130㎡도 최근14억 7000만 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지난해 6월 실거래가(11억 2000만 원)대비3억 5000만 원가량 올랐다.
왕십리, 인덕원과 달리 GTX C 사업자 확정으로 오히려 울상인 지역도 적잖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이 의왕시 의왕역, 안산시 상록수역 일대다. 한동안 GTX 신설역 개통 기대에 주변 집값이 급등했지만 끝내 현대건설 컨소시엄 사업제안서에서 빠졌다.
의왕역 인근 아파트값은 이미 급등한 상태다. 의왕파크푸르지오 전용 74㎡는 최근7억 5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의왕시 집값은 올 들어 6월 14일까지 21% 올라 전국 시군구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머지않아 가격이 떨어진 실망 매물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상록수역 주변도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한동안 매매가가 상승세를 탔지만 최근 실거래가보다 낮은 매물이 하나둘씩 등장하는 분위기다.
상록수역 인근 본오동 신안 1차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5월4억 원에 신고가 거래되며 올 초 대비1억 원 넘게 올랐다. 하지만 GTX 사업자 선정 이후3억 원대 초반에 매물이 나온 상태다.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집을 팔아야겠다는 주인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현지 공인중개업소에서 전하는 분위기다.
GTX C 개통이 달갑지 않은 동네도 있다. 단지 지하 40~50m 깊이에 철도가 지나게 된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안전, 진동 문제를 이유로 GTX C노선 통과를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비해 개포주공아파트 주민들은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GTX C가 개포주공아파트를 통과하지 않도록 하는 설계안을 냈기 때문이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개포주공 5~7단지 주민들은 “GTX C가 단지를 통과하면 이 안을 제시한 건설사에 시공사 선정 시 불이익을 주겠다”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GTX C 사업자 후보로 꼽히던 삼성물산이 사업 참여를 포기한 것도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은마아파트는 이미 삼성물산, GS건설을 시공사로 낙점한 상태다.
이뿐 아니다. 이미 GTX C노선 개통이 확정된 청량리역 인근 주민들도 불편한 속내다. 청량리역에서 불과 2.3㎞ 거리에 왕십리역이 신설되면 GTX가 ‘급행철도’가 아닌 ‘완행열차’로 전락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왕십리역보다 입지가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청량리역 인근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GTX 개통 기대에 동대문구 청량리동 일대 평균 집값은 지난해 6월 3.3㎡당2475만 원에서 올 6월2986만 원으로 급등한 상태다. 청량리역 인근 주민들은 입주를 앞둔 ‘롯데캐슬 스카이 L-65’ 건물에 ‘GTX 왕십리역 신설 반대’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항의하는 중이다.
게다가 GTX C노선 연장을 요구해온 동두천시는 범시민 서명운동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GTX 정차역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추격 매수는 금물
이미 개통 호재 반영, 경기 침체 변수
전문가들은 GTX 신설역 여부에 따라 집값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개통 호재만 믿고‘묻지 마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GTX 건설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언제든 집값이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GTX C의 경우 2026년 개통 예정이지만 신설역이 늘거나 노선이 바뀌면 개통 시기가 한없이 늦어질 수 있다.
일례로 왕십리, 인덕원역 인근 아파트값은 이미 수억 원씩 급등한 만큼 추격 매수는 주의해야 한다. 일부 지역은 ‘거품’ 우려에 아파트 거래가 끊길 수 있다는 우려다.
의왕, 상록수역 일대 주민들은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지만 건설 과정에서 역 신설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무작정 매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문이다.
안산시는 GTX C노선을 안산까지 연장할 경우 최대2000억 원으로 추산되는 추가 사업비를 부담하겠다고 밝히는 등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상록수역이 아닌 중앙역 등 다른 역이 GTX 정차역으로 신설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건설 측은 “향후 실시협약 등을 통해 노선, 정차역 등이 구체적으로 결정될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사장은 “GTX 개통 호재가 있더라도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쏟아내면 집값이 오히려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실수요가 아닌데 GTX 호재만 믿고 무작정 갭 투자하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일상과 휴식 > 정책과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동산 영끌로 사지 말라는데, 왜 자꾸 (2) | 2021.08.06 |
---|---|
햇살론 대출 출시. 저소득. 저신용자도 2000만원까지 가능 (2) | 2021.07.27 |
바이러스 치료제 출시 임박 코앞 4파전 (0) | 2021.07.25 |
3기 신도시 사전 청약과 7월 분양 4만 7천 가구 공급 현황 분석 (2) | 2021.07.08 |
4세대 실손보험 출시 나에겐 어떤 보험이 더 이익일까? (4) | 2021.07.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