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준중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스포티지는 1993년 첫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600만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지난달 20일 출시된 신형 5세대 스포티지는 2015년 4세대 출시 이후 6년 만에 나왔다.
스포티지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현대자동차의 신형 투싼이 지난해 9월 출시됐는데, 두 차량을 비교한 뒤 구매하고자 차량 구입을 1년여 가까이 미루고 기다린 소비자들도 적지 않은 만큼 기대감이 높은 차량이다.
6년만에 돌아온 스포티지
신형 스포티지는 완전변경 모델인 만큼 외관이 파격적으로 바뀌었고, 실내 공간도 넉넉해졌다. 파워트레인은 1.6 터보 하이브리드, 1.6 터보 가솔린, 2.0 디젤 등 3개다. 1.6 터보 가솔린의 최상위 트림인 시그니처 모델을 타고 강변북로와 남산 소월길 등 서울 도심 30여㎞를 주행했다.
안정적인 주행성능이 인상적이었고, 차량 크기와 실내 공간이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아 부족함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형 스포티지의 전면은 디자인적으로 과감한 시도를 했다는 점이 한눈에 느껴진다. 기아차 특유의 ‘타이거 노즈’ 형태의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그대로 탑재하되, 번개 모양의 주간 주행 등을 적용해 강인한 인상을 준다.
이 주간주행등 모양 때문에 전면 디자인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나뉘는 편이다.
측면의 루프 라인이 쿠페형과 비슷하게 뒤로 갈수록 빠르게 떨어지는 반면, 벨트 라인(유리창과 차체가 구분되는 선)은 우상향해 날렵한 느낌을 준다.
캐릭터 라인(차량 옆면에 차의 특징을 보여주는 선)은 벨트 라인보다도 더 급격하게 우상향 하고,이 캐릭터 라인을 중심으로 볼륨감이 느껴지도록 면 처리를 했다.
웅장해 보이는 전면, 측면과는 달리 후면은 좌우 수평으로 연결된 가니쉬(장식)와 날렵한 테일램프를 적용해 군더더기를 걷어낸 느낌이다.
스포티지 전장(차의 길이), 전폭(차의 폭), 전고(차의 높이)는 각각 4660㎜, 1865㎜, 1660㎜다. 휠베이스(축간거리)는 2755㎜다. 스포티지보다 한 차급 위인 기아 쏘렌토, 현대차 싼타페와 제원을 비교해도 크기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싼타페의 경우 전장, 전폭, 전고, 휠베이스가 각각 4785㎜, 1900㎜, 1685㎜, 2765㎜다. 스포티지 차 길이가 120㎜ 짧은 반면 휠베이스는 10㎜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크기는 작지만 내부 공간을 상당히 잘 뽑아낸 셈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탁 트인 시야가 개방감을 준다. 유리창이 넓다기보단, 대시보드가 낮아지고 시트 포지션이 높기 때문이다. 계기반 위치가 30㎜ 낮아졌고, 사이드 미러의 접합부도 A필러(차체 전면 유리 양 옆의 기둥)에서 문으로 내렸다.
차체에 폭 파묻힌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개방감이 어색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차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내부에는 12.3인치 계기반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이 곡면으로 연결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국산 준중형 SUV 최초다. 센터페시아는 블랙 하이글로시로 마감됐다.
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공조 기능을 통합해 조작할 수 있는 터치 방식의 전환 조작계를 적용했다. 이 때문에 실내 중앙의 스위치들이 대폭 줄어들면서 인테리어가 전반적으로 깔끔하다는 느낌이 든다. 최신형 전자기기와 같은 느낌도 준다.
시동을 걸어도 엔진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이중접합 유리가 아닌데도, 도로 위의 다른 차 소리 등 외부 소음이 잘 차단됐다.
신형 스포티지 주행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 세 가지다. 세 가지 주행모드는 실제로 주행해 봤을 땐 크게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엔진음이 확실히 커지는데 인위적인 느낌이 강하다.
전반적인 주행감은 부드러운 편이다. 스티어링 휠도 가볍게 돌릴 수 있다. 여성 운전자들도 힘들이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정도다. 과속방지턱은 지긋이 누르고 넘어가는 느낌이 든다.
속도를 조금 높여서 넘어도 ‘텅’하고 튀지 않고 과속방지턱을 꾹 밟고 지나가는 느낌이다. 노면 진동은 어느 정도 느껴지지만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코너를 돌 때도 좌우로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빠져나간다.
혼잡한 도심에서 가다 서다를 꽤 많이 반복했는데 가속페달도 브레이크도 운전자가 마음먹은 대로 편안하게 조작된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역시 부드럽게 밟히는데, 쑥 들어가는 느낌이나 밀리는 느낌이 적다.
스포티지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급격하게 차가 앞으로 나가거나 브레이크가 밀리는 현상이 심한 경우에는 정강이가 저릴 정도로 운전이 힘들 때도 있는데, 스포티지는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실내 공간과 트렁크는 지나치게 넓지도 좁지도 않게 적당한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루프라인이 뒤로 갈수록 내려오는 편인데도 170㎝ 여성이 뒷좌석에 앉았을 때 헤드룸이 주먹 두개 이상 남는다. 무릎 공간도 주먹이 1.5개정도 들어간다. 파노라믹 선루프 덕에 뒷좌석 개방감도 탁월하다.
트렁크 공간은 골프백을 가로로 넣었을 때 하나 정도 들어가고, 골프백 길이 때문에 트렁크 안쪽으로 골프백을 하다 더 넣기는 힘들다. 유모차는 충분히 넣을만한 공간이다.
차박, 차크닉을 고려하자면 우선 트렁크 끝 쪽에 두 명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다. 이보다 차 안쪽으로 더 깊숙이 앉으면 루프라인에 머리가 닿는다. 2열을 완전히 접은 뒤 그 위에 앉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2열을 접어도 바닥에 약간의 경사는 있다.
스포티지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시스템은 스티어링휠의 버튼을 한두 개만 눌러도 곧바로 작동될 정도로 직관적이다. 전방에 차량이 끼어드는 것도 정확하게 인식하고 속도를 줄인다. 다만 차선변경 기능은 없다.
스포티지 신형의 연비는 다소 아쉬웠다. 도심 주행 위주로 시승을 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리터 당 7.1㎞에 불과했다. 1.6 터보 가솔린 모델의 공인 연비는 리터 당 12.5㎞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27.0 kgf·m의 성능을 낸다.
시승한 모델인 1.6 터보 가솔린 시그니처 트림은 3193만원이며, 트렌디2442만 원,프레스티지2624만 원,노블레스2869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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